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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인기공체조반 공지
화타오금희 이론강의 8.목과 머리에 기통하기(2)
 
도인법은 4계절의 변화가 뚜렷한 동북아시아에서 생겨난 수련법입니다. 따라서 수련의 방식이 정지(靜)된 동작 중심이 아니라, 끊임없이 변화하는 움직임(動)을 중심으로 발달되었습니다. 도인법의 원리는 움직이지 않으면 문제가 생기고, 움직이면 문제 없이 건강하다는 단순한 사실에서 출발합니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의 옛말이 잘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호추불두, 류수불부(戶樞不蠧, 流水不腐) -문지도리는 좀이 슬지 않고 흐르는 물은 썩지 않는다.
이 문구는 도인법의 움직임에 대한 비유로써 겉으로는 사지를 움직여서 내적인 변화와 작용을 촉진시키고 이로써 내장과 골격에 혈액과 기운의 소통을 촉진시켜, 내적인 움직임까지 일으키는 것이 도인법의 방식입니다.

통즉불통 불통즉통(通卽不痛 不通卽痛) -통하면 아프지 않고, 안 통하면 아프다.
이 말 올바른 움직임으로 기혈의 순환이 원활하게 통하면 통증이나 병은 생기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도인법의 다른 운동법 및 수련법과 차별되는 가장 큰 특징을 꼽는다면, 바로 움직임(動)을 단련한다는 것입니다. 도인법의 수련은 몸을 한 자세로 고정시킨다거나 형체를 강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지를 규율에 맞게 끊임없이 움직이며 움직여지는 바로 그 순간에 일어나는 인체의 작용과 내적인 에너지 운용을 단련합니다. 움직임의 단련에 있어 가장 핵심이 되는 인체의 영역은 관절입니다. 움직임에 있어서 가장 주동적인 부분이 바로 전신의 관절이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이 관절 중심으로 움직임을 단련하는 도인법의 수련체계에서 유래된 말이 바로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환골탈태(換骨脫胎)입니다. '환골-뼈대를 바꾸어서, 탈태-태를 벗겨내다'란 뜻인데, 여기서 환골이란 움직임으로써 관절의 개합(開合)방식과 운기법을 터득한다는 방법론입니다. 태란 변화하지 못하고 통하지 못하게 하는 신체와 정서와 사고상의 고정적인 습관성을 말하는 데, 탈태라 하면 이러한 고정적 습관성을 벗어난다는 의미입니다. 정리를 하면 뼈대를 바꾸어 냄을 통하여 나를 한계 짓는 습관성을 벗어내고 새로와진다는 뜻이라 하겠습니다.
움직임을 단련하는 도인체조에는 움직임의 원리를 따라 진행되어야 한다는 당연한 규칙이 생기게 됩니다. 움직임의 원리는 바로 음양법칙으로 이는 인간 존재에게 이미 부여된 천리(天理)입니다. 한쪽을 구부리면 반대쪽은 펴지게 되어 있고, 숨을 들이마시면 내쉬게 되어 있습니다. 이 음양법칙은 섬세하게는 장부의 작용과 정서와 사고의 사용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만약 우리가 이미 부여된 음양의 원칙이 맞게 삶을 살아간다면 늘 건강한 상태겠지만 삶의 과정 속에서 음양의 원칙에 위배되는 행위들과 이 행위들의 고착화로 건강한 상태를 점점 잃어가게 됩니다.

따라서 도인법의 동작은 반드시 음양의 원칙에 맞게 음양을 교차하여 진행되며 원래의 조화로운 상태로 되돌아가도록 도와줍니다. 도인법의 동작이 다양한 각도와 방식으로 몸을 돌리고, 사지를 뻗고 구부리며, 굴신하는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이 과정에서 신체의 에너지 또한 승강(昇降), 개합(開合), 선전(旋轉) 등을 이루게 되며, 결과적으로 우리 인체를 음과 양이 모두 가능한 상태로 이끌어 줍니다. 음이나 양으로 치중된 동작은 반드시 심신을 편중된 상태로 변화시키게 되기에, 전통적으로 잘 구성되어진 도인법은 반드시 일양일음(一陽一陰)의 리듬을 지킵니다. 더 나아가 도인법의 수련이 깊어지면 단순히 원래의 음양조화의 상태로의 회귀뿐 아니라 음양을 상황에 맞게 사용하고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 배양됩니다.
도인법은 단순한 외적 움직임으로 인체의 외적 기능을 향상시키는 수련법이 아닙니다. 외적 움직임을 도구삼아서 반드시 기의 작용을 이끌어 내고 장부와 관절 속에까지 활기를 불어 넣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동작을 행하는 가운데 인체의 팔, 다리와 몸통 이 세영역을 결합시켜야 합니다. 이를 삼합작용(三合作用)이라고 합니다.

이 삼합작용에 의한 기의 작용은 마치 불빛과 물체와 흰 벽면이 합을 이루는 순간 그림자가 생겨나는 것과 같습니다. 불빛과 물체와 벽면의 세 요소 가운데 하나라도 없어진다면 그림자가 생겨나지 않는 것처럼, 도인법의 동작에 있어서 삼합작용이 없으면 도기(導氣, 기의 운행 작용)는 불가능합니다.

도인법을 행하는 사람들 사이에도 각기 수련의 깊이가 달라지는 까닭은 각 동작의 삼합작용을 잘 이해하고 있느냐의 문제 때문입니다. 각 동작의 삼합작용은 각 동작 고유의 운기효과를 포함하고 있기에, 올바르게 동작을 행하였을 때 각기 다른 효용을 얻을 수 있으며 스스로 움직이기 어려운 오장육부를 다스실 수 있습니다. 즉 동작마다 운기의 비밀이 포함되어 있으며, 이른바 도인법에서의 비전(秘傳)이란 삼합작용의 전승여부인 것입니다.
도인법은 스스로 행하여 자신을 다스리는 수련입니다. 이에 비하여 안마는 타인에게 도인의 효능을 적용하는 방법입니다. 도인법이 도기(導氣)와 인체(引體)로 구분되듯이 타인에 대한 술기에도 형체를 다루는 방법과 운기를 다루는 방법 구분됩니다. 타인의 형체를 다루는 방법이 안마의 마(摩)이며, 타인의 운기를 다루는 방법이 안마의 안(按)입니다. 동양에서는 전통적으로 도인과 안마가 한 짝의 치료법이었으며, 특히 도인법의 숙련으로 스스로의 수련의 깊이를 이루는 것이 안마를 이해하는 중요한 요소라 할 수 있습니다.